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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지고 가는 게 답이다
 
윤정웅 부동산 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19/09/16 [16:41]

옛날 청문회할 때는 후보자 본인 위주로 사람 됨됨이를 살폈건만, 근래에는 가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특히 자녀들이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장사가 안 되어 문을 닫는 상가가 늘어나고, 한숨소리는 높아 가는데 어쩌자고 정치인들은 모두 청문회에 매달려 서민들이 어찌 살아가는지 관심조차 없는가? 

 

앞으로는 인사청문회를 좀 간단히 해야 한다고 본다. 여·야가 한 달 동안 청문회에 매달려 미주알고주알 본인하고 상관없는 일까지 따진다면 고위공직에서 일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박근혜정부 때도 우사만 하고 하차한 양반들이 무수히 많다. 

 

상 받으라 해서 상을 받은 그 자녀에게 무슨 죄가 있을까? 표창장도 함부로 받았다가는 자녀들 출세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자. 표창장도 받지 말고, 논문도 쓰지 말고, 책도 그만 써야 하겠다. 

 

후보자가 적임자인지 아닌지를 살피는 일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보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장관 임명에 국민이 분열되어 어느 패가 홍사리고, 어느 패가 흑사리인지 알 수가 없다.

 

서민들은 인사청문회보다 목구멍에 풀칠이 중요하다. 지난 달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 나 홀로 상승세인 서울 집값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어서다. 최근엔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200대 1을 기록하는 등 부동산시장 과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월급쟁이가 서울에서 작은 아파트 한 채 사려면 안 쓰고 안 먹고. 10년을 모야야 한다. 아까운 청춘 다 보내고 은퇴 무렵 아파트 사서 뭣하겠는가? 워낙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아파트로만 들어가려하니 이제 초만원사례가 돼버렸는가 보다. 

 

서울 집값 잡으려고 열다섯 번 대책을 내놨어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 선 2017년5월부터 2019년7월까지 2년여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은 약 34%가 오르고, 전국 평균으로는 약 16%가 올랐다. 얼음절벽에서도 오르는 건 서울 아파트뿐이다. 

 

서울 아파트가 오르다 보니 이제는 장사하는 마음으로 서울 아파트 사는가 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울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중장기적으로 경기침체 양상이 나타난다는 조건하에서는 값이 내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한 악재가 없는 이상 서울 집값은 오르지도 않고, 내리지도 않은 강보합세에 머무를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특별히 오를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

 

보합세에 머무르고 거래가 없다면 어찌될까? 불경기로 가는 길목이나 침체시장에서는 거래가 없게 되는데 이럴 때 팔아야 할 사람들이 고전을 하게 된다. 결국 안 팔리면 값이 내려가고, 그게 유행처럼 번질 수 있다. 

 

은행이자는 내야하고, 전세금도 반환해야 하는데 끝까지 안 팔리는 부동산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가지고 가는 게 답’이다. 재테크 하는 사람은 그런 배짱도 있어야 한다. 그러다가 2-3년이 지나면 시장이 회복되고 그런 부동산이 효자노릇을 할 수 있다.

 

서울 집값이 특별한 악재가 없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는 우선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을 하고 있고, 보상금도 많으며 서울 집값이 내릴지도 모른다는 뉴스에 여러 번 속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안 속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이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지금 같은 기회도 없을 것이다. 2년 전부터 지금까지 거래가 끊겨있어 더 이상 차고 오를 힘이 없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3040세대들의 고민이 깊어 간다.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자니 멀고, 서울에 마련하자니 돈이 부족하다. 오죽하면 맞벌이 부부가 소득과표를 줄이기 위해 한 사람이 직장에 사표를 내고 특별공급에 당첨될 수 있느냐를 저울질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서울에 집을 사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은 옳지 않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에게 주는 아파트인데 혼인신고 후 7년 이내라야 청약자격이 있다. 신혼특공은 외벌이의 경우 전년도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소득 기준의 120%, 맞벌이는 130%이하일 경우에만 자격이 주어지므로 이 기준을 살짝 넘어 자격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한 사람이 사표를 내면 자격기준을 넘지 않게 된다.

 

어찌됐건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옛날에는 단칸방과 단칸 부엌에서부터 시작했지만, 지금은 혼인 7년 이내에도 아파트 주고, 자녀 많이 낳아도 아파트 주고, 전세로 살거나 아파트를 사도 60%대출을 해주니 뭐가 그리 걱정인가? 오히려 걱정은 다주택자들이 앞으로의 집값 향방에 신경을 쓸 것이다.

 

부동산은 한 때 안 팔리거나, 못 팔았던 집이나 땅이라도 2-3년, 또는 3-4면 후 크게 돈이 붙어 재미를 보는 일도 허다하다. 내 집 마련이 급한 실수요자들은 침체 앞에 있는 지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자금 회전을 위해 팔아야 할 매도자들은 얼른 파는 게 답이다. 그리고 안 팔린다면 좀 가지고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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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16 [16:41]   ⓒ 전국아파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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