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부동산칼럼]부동산시장, 돈줄이 끊겼다.
 
윤정웅 부동산 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19/02/13 [10:39]

다산(茶山) 정약용은 천주교를 믿었던 죄로 전남 강진으로 귀향을 갔었다. 경기도 남양주 조안에 남아있던 아내 홍씨는 귀양 10년째 되던 해, 남편을 그리워한 나머지 마음의 징표로 시집올 때 입었던 치마를 남편에게 보냈다.

 

다산은 그 치마의 한쪽에 삶의 거울이 되는 당부의 글을 적어 두 아들에게 주었고, 다른 한쪽에는 매화와 새를 그려 족자로 만들어 시집가는 딸에게 주었다. 이 그림이 바로 유명한 매조도(梅鳥圖)다. 예나 지금이나 자식에 대한 부모사랑은 끝이 없나보다. 지금 우리들도 그러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두 아들에게 주는 글귀에는 ‘부지런함’()과 ‘검소함’()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근검은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나은 것이므로 평생 써도 닳지 않은 것이다’라는 뜻인데 위 글과 그림이 ‘하피첩()’이라는 것으로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값은 7억5000만 원~

 

누구나 부지런하고 검소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마는, 각자 받을 복에 따라 부자로 사는 사람도 있고, 항시 가난을 면치 못하는 사람도 있으니 알다가도 모를 건 팔자소관이다. 사는 건 개미 쳇바퀴 돌 듯해도 세월은 잘도 간다. 벌써 먼 산모퉁이에 봄이 오고 있으니 말이다.

 

작년에도 봄은 왔었고, 재작년에도 봄은 왔었다. 그러나 인생은 일촌광음(一村光陰)일 뿐이다. 부동산시장까지 어려워 살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푸념들이다. 이럴 때 잘 참는 사람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하더라.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고 했으니까,

 

집과 땅을 갖기 위해서는 나이를 잊고 배워야 하며, 육신을 건강하게 가꾸어야 한다. 늙어서 갈 곳이 없거나, 할 일이 없게 되면 안 된다. 부디 지성과 교양을 갖추어 후학들의 모범이 되며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자. 그러한 계획과 실천은 오늘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람들은 내일 때문에 망하는 일이 허다하다.

 

우리나라 노년가구 평균보유 자산은 4억2,235만 원이다. 이 중에서 기타 금융자산은 5천만 원 정도에 불과하고, 모두들 주택이다. 정부에서 주택시장을 억누르자 돈줄이 끊겨 전체 소비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 정부는 결코 주택시장을 풀어주지 않을 텐데 어찌해야 할꼬?

 

요즘 당신도 힘드시지? 3-4년 전 필자의 칼럼을 찾아보고 강의내용을 살펴보면 집 사 모으지 말라는 당부가 늘 있었을 게다. 오늘 같은 어려움이 있을 것을 예측한 건 아니지만, 전문가의 노하우와 예측은 거의 빗나가지 않는다. 지금도 집 사 모으는 일은 옳지 않다.

 

매월 가계비가 부족한 사람들은 9억 이하의 주택이나, 여러 채 합계액이 9억 이하일 때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매월 연금을 받는데 한 달 받는 금액이 125만 원 가량 된다. 서민가구가 월 200만 원의 가계비가 있어야 하고, 중산층 가구가 월 300만 원이라면 반값에 불과하다.

 

어려울 땐 주택연금에 들었다가 집값이 오르면 해약하는 일이 늘 반복되고 있다. 어찌됐건, 장기적으로 봤을 땐 집값은 오른다. 그리 알고 대비하되, 많은 재산이 남거든 자녀들 몫으로 하자. 우리세대까지는 자녀들을 염려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주택 값이 오를 때 기회를 잘 맞춘 사람들이 얼른 팔고 사서 1-2억이나 2-3억을 버는 일이 많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은 그런 기회를 맞추기도 어렵고, 막상 사야 할 때는 돈이 없어 강 건너 불구경이다. 내 집이 팔려서 돈이 생기면 부동산시장은 이미 꺼지기 시작하는 게 다반사다.

 

지금이 그런 시기다. 풍물패가지나간 뒷전은 썰렁하기 짝이 없다.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사람들은 해외여행 가서 있고, 남은 사람들은 못 팔고 못 사서 애가 타는 사람들이다. 결국 정부는 집을 못 팔고 못사는 사람들에게 회초리를 들이대고 있으니 왜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세금 더 내라 하느냐.?고 목 맨 소리를 한다.

 

지방 미분양이 6만 가구에 이르렀다. 곧 미분양 사면 양도세 면제해주겠다는 말도 나올 것이고, 건설사 구조조정 한다는 말도 나오겠지. 옛날에는 이런 것 잘 사도 돈 벌었지만, 요즘은 워낙 주택이 많아 한 번 미분양은 영원한 미분양이 되어 값이 오르지 않는다. 이제 집은 그대로요, 땅은 값이 오르는 세상이다.

 

왕숙지구 주민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서울 집값 잡는다고 신도시 내놓는 바람에 아끼고 아끼던 땅이 강제수용 될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토지보상비는 내리고, 종부세는 오른다면 집 가진 죄인들의 불평은 클 수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의 태양은 점점 어두움이 드리워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는 입주도 안 했는데 전세가 2억씩 떨어지고, 강남 4구 집값은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꼭 사야 할 사람들은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내 집이 팔린다면 이제 슬슬 움직여 봐도 괜찮을 것이다.

 

떠오르는 태양에 동승할 부동산은 역시 토지다. 당신도 금년에는 자그마한 땅뙈기 하나 사놓고 다리 뻗고 지내자. 술은 익을수록 맛이 있고, 땅은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값이 커진다. 5년 후, 10년 후 2억 투자가 어느 날 10억이 되면 당신의 노년은 그 땅이 책임지게 된다.

 

요즘 부동산상담은 1)집을 어찌 팔아야 하느냐? 2) 새 아파트 입주 잔금이 없으니 어찌 해야 하느냐? 3) 여윳돈의 투자방향은 어디냐? 는 등,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 족집게처럼 콕 찍어주거든 어렵더라도 그 길을 가시라. 부동산시장에 봄날은 가고 있지만, 사노라면 봄은 또 올 것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2/13 [10:39]   ⓒ 전국아파트신문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