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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통 보양식, 칠향계(七香鷄)
 
전국아파트신문   기사입력  2018/07/10 [14:17]

한국의 음식문화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생산되는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하여 독특한 음식들을 만들어왔고, 음식과 약은 그 원류가 같다는 식의동원(食醫同源)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전통음식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품을 약재와 같이 사용하여 만든 보양과 양생음식(養生飮食)이 많은데 특히 전통적인 닭요리법에는 독창적이고 건강에 좋은 음식들이 있다. 닭은 옛날부터 우리 생활 가까이 있었고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우리나라 혼인풍속에 초례청 상 위에 암수의 닭을 놓았고 「동국세시기」에 정월 초하루 바람벽에 호랑이와 닭의 그림을 붙여 액을 물리친다는 기록 등 우리민족은 닭을 신성하고 생산적인 동물로 생각하였다.

닭고기는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의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식품이고 필수 아미노산이 많은 단백질원이다. 또, 비타민 B 복합체의 공급원으로 곡류가 주식인 우리의 식생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에는 여름 보신 음식으로 흔히 ‘백숙’이나 삼계탕을 떠올리는데,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찾아보기 힘들고, 1921년 「조선요리제법」에 ‘닥국(백숙)’이라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문헌에 수록된 닭요리법은 매우 다양하였고 중국에서 인용한 것이 적고 대부분 우리 고유의 것이 많았다. 일곱 가지 향이 있는 닭요리라는 뜻의 칠향계법(七香鷄法)은 1500년대 초부터「수운잡방」, 「증보산림경제」, 「규합총서」, 「임원십육지」, 「오주연문장전산고」등에 꾸준히 기록되어 있는 전통 닭요리이다. 닭의 뱃속에 삶은 도라지, 생강, 대파, 산초, 간장, 식초, 참기름 등 7가지를 넣어 사기항아리에 넣고 유지로 봉하여 중탕하는 조리법으로 조리서마다 닭요리 중 제일 상품이라 하였을 만큼 맛과 영양이 우수하다.

칠향계법의 부재료를 살펴보면 도라지는 본초명이 길경(桔梗)으로 성미(性味)는 쓰고 맵지만 평(平)하다. 폐기능을 도와주고 해수와 가래가 많고 호흡이 불편한 증상에 활용되고 더위에 약한 어린이, 임산부, 노인들에게 이로운 약재이다. 조리과정 중 소량의 식초는 염분을 중화시키고 보존기간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데 「한국요리문화사」에 여름에 식초를 넣고 고기를 삶으면 10일 동안 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산초는 예전부터 전통적인 향신료로 사용되었고 건위, 소염작용과 신진대사 향진의 기능이 있다.

칠향계법의 약선식료학적 효능을 살펴보면 정(情)을 보하고 기(氣)를 이롭게 하며 폐기능을 도와주고, 어혈(瘀血)을 풀어주고 담(痰)을 제거하는 약선(藥膳)이다. 고문헌에는 여러 차례 칠향계법의 조리법과 재료량이 동일하게 기록되어 있어 그 당시 칠향계법은 보편적 닭요리이며, 우리 민족의 체질에 부합되는 음식으로 사료된다. 여기에 땀을 조절하는 황기를 넣어주어 여름 보양식의 효능을 더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CIPE

재료 

닭 1마리, 소금, 황기, 통도라지 2뿌리, 생강 1쪽, 대파 2뿌리, 산초 1/2큰술, 집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참기름 1큰술

 

1 닭껍질을 벗기고 닭의 뱃속에 있는 등뼈 부위에 젓가락을 넣고 긁어 주어 내장 찌거기, 고인 핏물 등을 깨끗이 씻는다.

2 황기는 깨끗이 씻어 물을 부어 몇 시간 동안 불린 다음 끓여 황기물을 만든다.

3 통도라지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기고 어슷하게 썰어 소금물에 주물러 쓴 맛을 없앤다(가을도라지는 끓는 물에 튀한다).

4 닭 뱃속에 재료를 넣어 질항아리에 넣고 황기 물을 붓고 간장, 참기름, 산초, 식초를 넣고 입구를 유지로 봉하여 중탕하여 익힌다.

5 편리하게 냄비에 닭을 넣고 양념과 황기물을 붓고 푹 끓인다.

6 달걀은 풀어서 달걀물을 만들어둔다.

7 홍고추를 얹고 달걀물을 붓고 뚜껑을 덮고 익힌 다음, 뒤집어서 노릇하게 지져 양념장을 곁들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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