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상가투자 함부로 하지 마라
서성수 칼럼
 
전국아파트신문   기사입력  2010/04/05 [12:34]


부동산에 관련해 질문을 받아보면 십중팔구는 아파트 시장에 관련된 문의이다. 주거는 투자로서의 부동산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삶의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혹자는 거주목적의 실수요자라면 별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도 하지만 실제론 집을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이든 투자목적으로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이든 무주택자이든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고점에서 실수요 아파트를 구입하면 불과 몇 달 사이에 수 천 만원에서 수 억 원대의 손실을 보게 될 수도 있는 반면에 저점에서 구입하게 되면 적정시점에서 평수를 늘리거나 보다 원하는 지역으로 옮길 수도 있는 기회를 창출하게 된다. 심지어 잘못된 선택은 내 뜻과는 다르게 평생 내 집으로 남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볼 때 실수요자에게도 무시 못 할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투자목적이 아닌 실 거주 목적이라면 비록 조금 고점에서 구입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팔 수 있는 기회를 줄 확률이 높으며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도 겸할 수 있어 너무 저점을 고집하여 기회를 놓치는 것 보다는 적정시점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위험부담을 줄이며 생활의 안정을 가져오게 된다는 측면에서는 투자시점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기왕에 집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면 무조건 싼 집 보다는 주거선호지역에 인구와 가구구조변화에 맞는 중소형평형이 위험부담도 줄이면서 환금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아파트 시장이 양적결핍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질적 경쟁 시대로 돌입하며 아파트 자체의 품질 외에도 주변 환경이 결정적인 변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변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이미 너무 높은 가격이라는 판단이 들면 피하고 아무리 낮은 가격이라도 본인이 별로 살고 싶지 않고 전망도 없어 보이는 곳을 선택하면 안 된다. 찾아보면 생활환경도 괜찮으면서 비교적 저평가된 아파트는 얼마든지 있다. 이처럼 아파트시장에 대한 해답은 오히려 단순하다. 어찌 보면 문의한 사람도 이미 알고 있는 장단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주고 전체 큰 흐름의 방향을 알려주는 차원이다.  반면에 토지시장이나 상가시장에 대해서는 좀 더 전문가적 식견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토지시장의 경우 법률적 규제의 확인과 그 활용여부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상가의 경우는 주변 상권분석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가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 중에 가끔 보면 현재의 수익률에 너무 민감한 분들이 있다. 대부분 장래성도 있고, 월세도 많이 나오는 걸 원하지만 현실적으론 장래성은 불확실하고 월세는 확실하다 보니 현재 임대료가 많이 나와 수익률이 높은 상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퇴직금에 은행대출을 이용해 상가구입을 하는 은퇴자들이나 은행, 보험사들의 PB, CFP들의 조언을 많이 받는 재력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이기도 하다.

상가 잘 못 구입하면 불효자 보다 더 애먹인다.

지난주에 자문을 맡고 있는 모 보험사의 CFP로부터 고객의 부동산 포트폴리오와 관련해 질문을 받았다. 이미 상당히 정치한 분석 끝에 모 지방도시의 상가 구입을 내정해 놓고 있었다.  필자는 그 분석 자료를 볼 필요도 없이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필자가 경솔하거나 선입관 또는 직관에 의존해서 그런 판단을 한 것은 아니다. 그 상가는 비교적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에 현재 수익률도 7%이상 나오고 있어 자산의 포트폴리오 측면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측면이 있었다. 더구나 현재의 소유주가 안면 때문에 임대료를 몇 년간 동결시킨 관계로 소유자가 바뀌면 최소 8%이상은 나온다는 전형적인(?) 언급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수익률 분석표나 주변 세부상권분석조차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자문을 했던 이유는 그 지역 자체가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데다 차후 공급과잉과 더불어 상권이동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첫째, 그 도시는 도시계획 과정에서 주거용지에 비해 상업용지가 너무 과다하게 공급 되어 조만간 상업시설의 공급과잉을 겪게 될 것이 눈에 보였다. 둘째 현재 그 도시의 제일 번화가에 있는 상가지만 도로망과 대중교통 노선 및 상업용지 획지와 상업시설 분포 현황을 보면 상권이동은 불가피해 보였다. 셋째 가격이 저렴하지만 층당 면적이 어중간해 임차 가능한 업종이 매우 제한되어 있었다. 평수가 지나치게 넓어도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지만 너무 작아도 프랜차이즈 위주의 안정적인 임차인을 구하기가 힘들어 조금만 상권이 위축되거나 경기가 침체해도 직격탄을 맞을 확률이 크다. 물론, 수익률이 양호했고 또 정치하게 분석해보면 상권이 이동해도 그 주변만큼은 유지가 될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긴 하다. 하지만 많고 많은 물건 중에 악재요소가 많은 물건을 호재요소를 찾아가며 구입할 필요는 없다.  주식시장이야 호재가 악재를 압도하며 대폭등할 수도 있어 위험을 감수하며 개별주를 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개발이 끝난 지역의 상가에 그러한 폭등이 오기는 불가능하고, 악재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임차인 관리 문제로 머리는 아프며 수익은 은행 정기예금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근린상가나 단지 내 상가는 지역에 관계없이 미시적 동선파악이나 주변점포의 영업 현황 등으로 매입여부를 결정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권역 내 중심상업지역이라면 반드시 그 도시 내의 광역상권 전체의 흐름을 주도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입술이 없으면 아무리 튼튼한 이도 시린 법이다.

서 성 수

부동산컨설팅법인 (주)예승 대표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0/04/05 [12:34]   ⓒ 전국아파트신문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