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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어가는 병, 치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현강 교수
 
전국아파트신문   기사입력  2016/06/09 [18:00]

치매 환자 중 최대 70%는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초기에 진단해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

   
▲ 정현강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최근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인성 질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치매의 전체 노인인구 10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2015년에 약 65만 여명으로 추산되던 치매 환자 수는 2024년에는 100만 여명, 2041년에는 200만 여명에 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능력의 장애가 초래되는 병으로 퇴행성 뇌질환, 뇌혈관 질환, 대사성 장애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처음에는 최근 대화 내용이나 복약 여부를 잊어버리는 것과 같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진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질환이 진행함에 따라 시공간 능력, 집행능력, 판단능력, 언어 능력과 같은 다른 인지기능의 손상이 동반돼 방향감각을 잃고 길을 헤매거나 복잡한 절차의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의 기억력 장애는 주변 사람들에게 단순한 노화성 건망증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은 잊고 있는 사건에 대해 힌트를 줘도 잘 기억해 내지 못하지만, 노화성 건망증을 보이는 노인들에서는 힌트를 주면 잘 기억해내는 차이점을 보인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의 기억 상실은 최근 일에 대한 기억부터 시작되며, 병이 진행하면 점차 오래 전 일까지 기억하기 힘들어 하게 되고 말기 치매에 이르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기억까지 손상될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결국에는 스스로 옷을 입거나 수저를 이용하여 식사를 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도 가족이나 보호자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의 물리적,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게 된다.

따라서 초기에 진단하여 질병의 경과를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치매 증상은 대부분 노년기에 나타나지만 병을 일으키는 병변 단백의 뇌 침착은 증상 발현 훨씬 이전인 중년기에 시작된다. 아밀로이드 뇌영상 검사와 같은 진단 검사를 이용하면 이러한 병리 유무를 확인하여 초기단계에서 진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초기 증상으로 우울, 불안과 같은 기분 변화나 과민함,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행동 및 성격 변화를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므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적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는 자주 쓰면 쓸수록 뇌의 예비 능력이 커져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신경 손상이 시작되더라도 얼마만큼은 이를 보완해 인지장애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인지적 수행 활동인 어학이나 한자 학습과 같은 공부, 악기 연주, 바둑, 보드 게임 등이 뇌 예비 능력을 증진시켜 치매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노인 복지관, 문화센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인지자극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집에서도 스스로 새로운 것을 익히고 배우는 과정에서 매진함으로써 뇌를 단련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비타민과 오메가 지방산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등 푸른 생선, 견과류, 과일 등의 섭취를 늘리는 식습관 변화와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의 공존 질환을 잘 관리하고 술, 담배를 금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현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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