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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칼럼]나는 땅투자가 처음이다
 
윤정웅 부동산 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19/02/28 [11:03]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노인 세분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고 했다. 인생살이에서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고, 나이가 들수록 지혜를 갖게 된다는 뜻이리라. 큰돈이 오고가는 부동산투자에서 남보다 먼저 경험을 얻는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빨리 알았고, 많이 배웠다고 볼 일이다.

 

요즘 주택시장이 온갖 규제로 거래를 잃게 되자, 크고 작은 여윳돈들이 토지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 문제는 투자를 하고 싶어도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 경험이 없어 안 되는 쪽으로만 생각하게 되면 그 집 땅 투자는 물 건너 간 것이다. 결국 만만한 소형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사시겠지.

처음 땅 투자를 할 때에는 앞을 멀리 보고 하되, 너무 무겁게 짐을 짊어지면 안 된다. 초보 조각가가 얼굴을 조각할 때에는 코는 될수록 크게, 눈은 될수록 작게 새긴다. 큰 코는 나중에 작게 깎을 수 있고, 작은 눈은 크게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반대로 한다면 어찌되겠는가? 작게 새긴 코는 다시 늘릴 수 없고, 크게 새긴 눈은 작게 고칠 수 없다. 그래서 처음 조각할 때 나중에 수정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둔다는 뜻이다.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마찬가지다. 당신도 살면서 늘 ‘여지’를 잊지 마시라.

 

10억 가진 사람이 몽땅 털어 10억짜리 땅을 하나 살 게 아니라, 1억은 남겨둔다든지 5억짜리 두 개나, 3-4억짜리 3개를 사는 게 옳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다. 건축법상 최소한도의 면적은 벗어나야 하니까. 그런 다음에 5-10년이 지난 후 나름 투자에 박사가 되면 작은 것을 정리해서 큰 것에 투자를 해야 한다. 토지는 주택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 팔려고 할 때 얼른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옛말이다. 요즘은 토지가 훨씬 빨리 팔리고, 투자이익도 높다.

 

땅에서도 대출이 가능하냐는 질문이 많다. 물론, 가능하다. 집은 대출이 막히지 않았을 때 시세의 60-70%까지 대출을 해 주었으나 땅은 통상적으로 시세의 45%를 해준다. 시세는 공인중개사가 작성한 매매계약서의 매매금액으로 한다. 개인 간에 작성한 매매계약서는 은행에서 다시 감정평가를 넣는다.

따라서 2억짜리 땅에서 대출을 받아 산다면 9천만 원까지는 대출이 가능할 것이기에 자기 돈은 1억1천만 원이 있어야 한다. 등기를 낼 때 취득세는 약 4%초반 선이 경비처리 되므로 800만 원정도가 필요하리라. 매매대상이 어떤 지역이던지 농림지일 때는 매수인은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준비해야 한다.

 

서울에서 살고 있건, 부산에선 살고 있건 평택의 농림지를 사려면 행정관서에서 발행하는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받아야 등기가 되는데 이런 서류는 해당 공인중개사와 법무사가 매수인을 대리해서 발급받아 등기를 내주고 있으므로 서류에 대해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어디에서 살건, 어느 땅을 사건 사는 건 자유다. 혹자들은 매물과 멀리 사는 사람은 등기가 안 되고, 양도소득세도 더 비싸다는 말을 하지만, 그건 모르고 하는 말이다. 땅이 330㎡ 이하일 때는 주말농장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면적이 그 이상이고, 거주하는 곳과 매물이 직선거리 30 키로 이상일 땐 대리경작을 시켜야 한다.

 

땅 구입자금 중 일부를 대출로 처리하려면 매월 이자를 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자는 연 4%쯤 되는데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대출은행은 땅이 있는 지역의 농협이 제일 좋다. 혹자는 울산에 살면서 그곳 거래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자가 비싸고, 대출액도 적더라.

 

신도시. 산업도시. 행정도시가 생기기 전엔 어느 곳에서나 모두가 농림지였다. 농림지가 차후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바꿔지면서 건축행위가 시작된다. 신도시 중심상가지역도 옛날엔 농림지였다. 그게 평당 30만 원짜리가 3000-5000만 원으로 둔갑을 한 것이다. 집은 나이를 먹으면서 값을 깎아 내리지만, 땅은 값을 올려 준다.

 

땅 투자에 두려움이 많은 분들은 땅을 사기도 전에 다른 땅은 다 개발이 되고, 내가 산 땅만 개발이 안 되면 어쩌느냐고 걱정을 하지만, 이웃이 개발되면 땅값은 같은 배를 타고 오르는 습성이 있어서 같이 값이 오르게 되므로 염려할 일은 아니다.

 

화양신도시 농림지도 3-4년 전 평당 300-400만원에 거래가 되었다. 다음 달부터 토목공사가 시행되면 근린생활지역이나 빌딩이 서는 일반상업지역으로 편입된 땅은 평당 값이 3000-4000만 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공정은 2027년 경 끝날 것임으로 느긋하게 기다리되, 주택시장이 위축되는 지금이 토지구입시장으로는 딱 맞다. 평택까지 먼 길을 오고 가려면 힘들 것을 고려하어 문의하신 매물에 대해서는 핸드폰으로 지적도(토지이용계획)를 보내 드리고 설명도 해 드린다.

 

땅에 대해 매매계약이 성립되면 편의상 중도금도 생략하고 계약 후 1달 내에 바로 잔금으로 들어간다, 평택에 땅을 사신 몇 분 중 전원주택을 지어야 하겠다고 하지만, 평택은 전원주택 지을 자리는 많지 않다. 대부분 일반주택, 아파트, 산업단지와 공장 또는 창고가 들어설 곳이다.

 

자, 당신도 평택 땅에 조각을 하기로 결정하셨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마시라. 자고나면 1만원씩이 오른다. 또 결정이 되었으면 일단 땅을 믿어라. 시세는 훗날 당신 복에 따라 결정될 일이다. 나중에 좋은 작품으로 다듬기 위하여 코는 크게, 눈은 작게 그려보자.

 

여자는 여자 고집으로 살고, 남자는 남자고집으로 사는 게 요즘 세상이다. 여자가 사고 싶을 때 남자가 시큰 둥, 남자가 사고 싶을 때 여자가 시큰 둥,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둘이 같이 와서 의논 좋게 사는 사람들의 땅은 값의 상승이 훨씬 빠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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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28 [11:03]   ⓒ 전국아파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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