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노지채소의 생육 관리에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농식품 수급 및 생육 상황 점검회의’를 매주 열는 한편, 노지채소 수확기까지 민관 합동 ‘노지채소 생육관리협의체’를 운영해 생산 안정에 만전을 기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훈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농식품 수급 및 생육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농식품 물가의 안정적 흐름이 이달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차관이 직접 수급과 생육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식품부는 농식품 물가 전반에 대한 사항을 매월 초 점검하고 나머지 주간에는 주요 분야별로 세분화해 점검한 후 관련 상황과 대응 방안을 국민에게 자세히 안내할 계획이다.
먼저, 이달 상순 전반적인 농축산물 가격을 살펴보면 농산물 기상 여건이 양호하고 출하 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시설채소류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제철을 맞은 수박과 참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은 계절적 수요 증가 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전월 대비 다소 높아지고 있지만 전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며, 소고기와 닭고기, 계란은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이번 주 중점적으로 점검할 분야는 여름철 기상 여건에 따라 수급 여건이 불리해질 수 있는 노지채소다. 올여름 강수량과 기온은 평년과 비슷 또는 많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선제적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 농림축산식품부 누리집 접속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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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의 경우, 현재 문경과 영양, 영월 등 경북과 강원지역 등에서 노지봄배추가 본격 출하되고 있는데 작황이 전반적으로 양호하고 재배면적도 전·평년 대비 증가해 수급이 안정적인 상황으로 확인됐다.
여름 배추는 현재 고랭지 지역에서 정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재배면적이 전·평년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수급에 여유가 있는 봄배추를 1만 톤 비축하고 농협출하조절시설 및 계약재배 등 정부 가용물량인 2만 3000톤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기생재해에 대비해 예비묘 200만 주를 준비할 계획이다.
무의 경우, 저장 겨울무의 출하가 이달 하순에서 중순으로 일찍이 종료되고 봄무는 재배면적이 감소, 작황도 부진해 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이달 중순부터 노지 봄부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가격은 내림세로 전환되겠지만 공급량 감소로 전년보다는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여름무는 경기 지역에서 정상 생육 중이고 강원지역에선 파종 진행 중인데, 재배 면적이 전·평년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봄무 5000톤을 비축하고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해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겨울 양배추의 작황 부진으로 급등했던 가격이 이달부터 노지 봄양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내림세로 전환됐다.
여름양배추는 생육 초기 단계로 작황은 양호하며 재배면적도 전·평년 대비 증가해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기상악화로 양배추 작황부진 가능성이 있으므로 오는 10월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하되 다음 달 이후에는 평년 수입량으로 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근의 경우, 9월부터 출하되는 여름당근은 작년도 가격이 높아 작목 전환 수요가 발생해 재배면적이 증가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공급 부족에 따른 식품·외식업체의 부담 경감을 위해 9월 말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해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마늘은 올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나 재고량과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할 때 가격 상승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이며, 양파의 경우 전남, 경남 등 일부 주산지에서 추대, 분구 등 생육장해가 발생했지만 재배면적 증가 등으로 수급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올해 고추의 생육상황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이달 상순까지 평년보다 낮은 기온으로 생육이 다소 지연되는 상황이다. 재배 면적은 전·평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2024년산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에 대비해 정부 수매와 수입 비축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한 차관은 “2024년산 노지채소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농진청, 지자체, KREI, 농협 등과 민·관 합동으로 지난 3월부터 ‘노지채소 생육관리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품목별 수확기까지 안정적인 생산이 이뤄지도록 생육 점검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